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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오르는데 금은방은 썰렁…거래소 금투자는 활활

서울 종로구 귀금속상가에 1g짜리 돌반지(가운데 작은 것)와 한돈짜리 반지가 나란히 놓여 있다. 김봉규 한겨레 기자 bong9@hani.co.kr

“오늘 하루 종일 받은 손님이 한팀뿐이다. 장사가 정말 안된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에서 26년째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씨가 한적한 매장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작년 10월서부터 장사가 계속 안되기 시작했다”며 “알아보려는 사람만 많지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다. 금값이 안정돼야 사람들이 시장으로 나오는데, 가격이 급등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이 급등하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정작 금은방 2000여곳이 밀집한 종로 귀금속 거리는 거래 절벽을 맞았다. 낮은 혼인율, 경기 침체로 귀금속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최근 금값 급등으로 금은방이 판매하는 금 장신구 가격도 올라 수요가 더 줄었기 때문이다.

19일 기준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1㎏ 현물 가격은 1g당 8만47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엔 1g당 가격이 8만633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귀금속 상가 상인은 “금 시세는 원래 기복이 심하지 않은데, 하루에 (한돈 기준·3.75g) 천원 이천원 움직이던 가격이 이달에는 하루에 2∼3만원씩 오르내리고 있다”며 “(변동성이 심해 매도자는 물론이고) 사려는 사람들도 굉장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오후 찾은 종로 귀금속 거리는 행인들로 북적였지만 점포 안은 대체로 한산했다. 커플링을 맞추려는 커플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지만 이마저도 일부 대형 매장에 집중됐고, 영세 상인들 대부분은 빈 점포를 지키고 있었다. 일부 상가에는 ‘임대 문의’ 딱지가 붙어있었다.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곽아무개씨는 “요즘 젊은 부부들은 예물에 신경 쓰기보단 집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 예전처럼 수요가 많지 않다”며 “금을 팔러 오는 사람들도 ‘좀 더 오르면 팔아야지’하는 심리 때문에 판매를 망설인다”고 했다.

한때 금은방의 주 수입원이던 ‘돌반지’도 금값이 오른 탓에 구매 문턱이 높아졌다. 수요가 급감해 아예 돌반지를 취급하지 않는 점포도 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는 “한돈(3.75g)짜리 돌반지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현금을 주거나, 1g짜리를 사서 주는 추세”라며 “1g 돌반지는 평상시보다 판매량이 3배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거래소를 통한 금 거래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금거래액은 1470억원으로 2월(882억원) 대비 66.6%나 늘었고, 거래량도 1.3t에서 2.1t으로 59.7%나 증가했다. 최소 한돈(3.75g) 단위로만 사고 팔 수 있는 현물시장과 달리 거래소에서는 1g 단위로 거래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예전에 금에 투자한다면 금은방을 갔지만, 지금은 거래소 등에서 만든 증권 계좌를 통해 차익 거래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직장인 송아무개씨는 “주식투자에서 손해만 보고 있어 이번엔 안전한 금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물거래는 발품도 들여야하고 가품 가능성도 걱정돼 거래소를 통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91047